top of page
힘듦이 좋다
고들빼기가 좋아진다
몸이 쓰다고 생각하니까
무덤 속으로 갈 사람 가고
해 질 무렵
고들빼기를 뽑는다
나는 잘 사는 법을 모른다
실패와 무기력도
숨도 혈색도 주름을 갖는다는 마흔셋
물것에게 복사뼈를 빨렸다
삥, 뜯길 게 없으니까
가히 옳은 일도 아닌데
가히 나쁜 일도 아니다
뭐든 뜯겨 봐야, 삶도 노래도 법도 안다
나쁜 피가 있다는 것을 안다
뽑아서는 안될 것도 안다
저만치 헬리콥터 날아간다
쇳내 나는 바람 속에서
고들빼기를 한 움큼씩 뽑는다
파도 뽑는다 내 속의 잡다한 욕구들,
쓴 것으로 재운다
쓴 것이 힘 나게 한다
이 힘듦이 참 좋다 호시절이다
오광석
bottom of page